제 3 장

할머니의 옛날이야기

저녁을 먹고 나니, 지민이네 마루에 따뜻한 전등불이 켜졌어요. 할머니는 돌방 위에 작은 차를 올려두고, 두 아이를 무릎에 앉히듯 불렀어요. "오늘 어디 갔다 왔니, 우리 아가들?"

지민이가 숲속의 낡은 한옥 이야기를 꺼내자, 할머니의 눈이 잠시 멀리를 향했어요. "아아, 그 집 말이냐. 그건 옛날, 달빛 지기 할아버지가 사셨던 집이란다."

"달빛 지기요?" 준호가 눈을 동그랗게 떴어요. 할머니는 빙그레 웃으며, 찻잔 위로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이야기를 꺼냈어요. "달빛 지기 할아버지는, 달빛이 마을에 골고루 닿도록 매일 밤 연등을 켜셨단다. 산이 가려 어두운 곳, 볕이 부족한 곳, 그런 곳마다 할아버지가 다니며 작은 빛을 남겨 두셨지."

"그런데 할아버지는 이제 안 계신 거예요?" 지민이가 조심스레 물었어요. 할머니는 고개를 끄덕였어요. "그렇지. 하지만 할아버지가 좋아하셨던 달, 그 달은 여전히 매일 밤 떠오른단다. 혹시… 연등의 빛이 켜져 있었다면, 누군가가 할아버지의 마음을 잊지 않고 이어 가는 걸 수도 있어."

두 아이는 눈을 반짝이며 서로를 쳐다보았어요. 누군가, 그 누군가가 달빛 지기 할아버지의 빛을 이어가고 있다면, 그건 정말 멋진 일이잖아요? 지민이의 가슴이 따뜻하게 부풀었어요. "할머니, 우리 그 빛이 누구 건지 알아봐도 돼요?" 할머니는 웃으며 등을 토닥였지요. "물론이지. 하지만 조심해야 해. 산짐승도 있고 길도 험하니까."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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